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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전공생이 알아야 할 장승업

by mystory8118 2025. 7. 31.

예술 전공생이 알아야 할 장승업

예술을 전공한다는 건 단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표현의 뿌리를 찾고, 시대와 사람을 읽어내는 안목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조선 후기 화가 장승업은 예술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배움의 대상이자 창작의 롤모델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왜 장승업인가? 그리고 그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틀을 깨는 창작자, 장승업의 독창성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늘 마주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전통이고, 어디부터가 나만의 표현일까?’ 장승업 역시 그런 고민을 품고 붓을 들었던 예술가입니다. 그는 도화서라는 제도 안에서 출발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관습을 익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찾으려는 열망으로 끊임없이 실험을 이어갔죠. 예컨대 그의 산수화는 기존의 구성에 충실하면서도 붓놀림이 감각적이고 감정적입니다. 격식에 따라 배치된 산과 물이 아니라, 보는 이의 감정을 따라 흐르는 듯한 자유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또 화조화에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생명을 지닌 존재로 꽃과 새를 표현했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파격에 가까운 접근이었습니다. 그는 배운 것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그것 위에 ‘자기만의 해석’을 덧입혔습니다. 예술 전공생들이 그의 화풍에서 배워야 할 점은 이 지점입니다. 기술을 익힌 후, 얼마나 그 기술을 자기화하고,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가가 창작자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장승업은 몸소 보여줍니다.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세와 태도

단지 그림만 잘 그리는 것이 예술가의 전부는 아닙니다. 삶의 태도, 시대와의 관계, 그리고 자신을 지켜내는 마음가짐까지도 예술가의 일부입니다. 장승업은 화려한 배경 없이, 오직 실력 하나로 살아남아야 했던 작가였습니다. 고아로 태어나 방랑과 생계를 오가며 살아야 했던 그의 인생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술로 세월을 보내던 시절에도, 그의 붓끝은 여전히 정확하고 감각적이었습니다. 이는 타고난 재능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예술이 자신의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장승업에게 있어 그림은 생존의 도구이자, 유일한 자존심이었으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예술 전공생에게 이 이야기는 큰 울림이 될 수 있습니다. 결과나 평판보다도 중요한 것은 ‘왜 내가 이 길을 걷는가’에 대한 확신입니다. 장승업은 그 질문에 늘 솔직했습니다. 그는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손과 눈, 감정이 이끄는 대로 그렸습니다. 그 자유와 치열함은 지금의 예술인들에게도 통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장승업 작품이 주는 실질적 배움

장승업의 작품은 이론으로만 접근하면 그 깊이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직접 보고, 구도와 필선을 분석하고, 그가 사용한 재료나 붓 방향까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비로소 그의 감각이 보입니다. 예술 전공생이라면 장승업의 작품을 교과서가 아닌 실제 연습 도구로 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그의 인물화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심리 묘사에 가깝습니다. 표정과 시선, 인체 비율 등에서 인물의 감정과 성격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이를 분석하고 따라 그리는 과정은 관찰력과 묘사력을 동시에 키워주는 좋은 연습이 됩니다. 또한 그의 그림은 동양화의 여백미와 필법을 체득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단 한 번의 붓놀림에 힘과 방향성이 들어 있는 그의 작품은, 선 하나에도 수십 번의 고민이 녹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러한 표현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선의 철학’을 제시합니다. 무엇보다 장승업의 작품을 통해 예술 전공생은 표현의 자유와 감정의 통제 사이에서의 균형이라는 핵심 과제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감정적이지만 절제되어 있고, 자유로우면서도 구성은 명확합니다. 이 양극단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가 진정한 예술가의 길임을 알려주는 훌륭한 교과서가 됩니다.

장승업은 과거의 인물이지만, 예술 전공생에게는 여전히 현재형의 롤모델입니다. 그는 익숙함을 넘어서 창의로 나아갔고, 어려운 삶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으며, 감정을 통제된 표현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삶과 예술은 단지 감상의 대상이 아닌, 학습과 성장의 지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을 공부하는 당신, 지금 이 순간 장승업의 그림을 다시 보길 바랍니다. 그 속에는 단지 오래된 회화 이상의 것들이 숨어 있습니다. 당신의 그림, 당신의 태도, 그리고 당신의 미래에도 영향을 줄 진짜 ‘배움’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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